김종규 팀장은 불똥이 자기한테 옮겨 붙을까 봐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말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마침내 박규원 부사장이 말문을 열었다.
그건 어쩔 수 없겠군. 대신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대가는 치르게 해야지. 그놈의 앞길을 막아 버릴 만한 방법이 없을까?
이 대리의 집안은 그리 대단할 게 없으니 다른 회사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면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음 그거 나쁘지 않군. 알았어. 그럼 대성정밀기계 측에 손해를 배상하는 품의는 김 팀장이 직접 올려.
네.
김종규 팀장은 박규원 부사장의 지독한 성정에 치가 떨렸으나 감히 내색할 수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강원을 깔아뭉개야만 했다.
강원이 독일 출장에서 돌아온 지도 며칠이 지났다.
평소와 다름없이 퇴근하려던 무렵 대성정밀기계의 전종석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네 사장님. 이강원 대리입니다.
이 대리 회사 때려치우고 점집 차리는 것이 어때?
아 역시 제 예상이 맞았습니까?
그래. 어제 대한글로벌에서 내용증명이 도착했고 오늘은 우리카지노 회사 계좌로 10억이 입금됐어.
정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게 축하할 일인가 모르겠네.
그렇다고 슬퍼할 일도 아니잖아요.
그런가? 그나저나 이걸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
사실 CNC 밀링머신 건과 관련해서 대성정밀기계 측은 손해 본 것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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